격변의 시대

우리는 AI시대의 물결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할까

정말정말 최근에 오픈 ai에서 자체 개발한 모델이 밀레니엄 7대 난제 중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일부 반례를 찾아냈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아직 확실한 증명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지만, 벌써 이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LLM(large language model)이 나날히 발전하는구나란 생각은 누구나 해봤겠지만, 이 뉴스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나도 멍청해서 뭔지 잘 모른다)

물론 기존에도 LLM이 난제를 푼다는 뉴스들은 꽤나 있었다. 하지만 밀레니엄 7대 난제는 사실 난제 중에서도 정말 탑급이고 인류를 대표하는 수학자 집단이 어렵다고 공인한 문제들이다. 나도 중1 때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책을 읽으면서 밀레니엄 7대 난제들에 대해 알게되었고, 약간 전설의 문제같은 느낌이다. 또 그 문제들은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데도 상당한 지식이 요구되기도 한다.

이 상황이 정말 놀라운 점은 바로 LLM의 발전속도이다. 내가 처음 챗지피티를 쓰던 시절은 약 중학교 2학년 때다. 그때 처음으로 gpt 3가 나왔고, 그냥 대화가 잘되는 챗봇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때 재미삼아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패러슈트를 얻는 방법을 물어봤었는데, 엉뚱한 얘기를 해서 멍청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중 3때는 내 과학고 자소서에서 예상 질문을 만들때 사용해봤었고, 뭐 최근에는 정말 많이 쓴다. 내가 꽤나 자주 쓰는 생각을 정리한 음악에 대한 리뷰라던가, 글들도 LLM과 대화를 하며 내 머릿속의 생각뭉치들을 나열하면 LLM이 그걸 논리정연하게 잘 알아들어줘서 애용한다. 암튼 한 5년 전만해도 일상적인 질문들에도 제대로 답을 못하던 친구가 지금은 세계 7대 난제를 풀었다 주장하니 안놀라울 수가 없긴하다.


역사는 반복된다

인간의 역사는 항상 반복된다. 과거를 공부하고 그걸로부터 지혜를 얻는 학문이 역사 아닌가? 내 삶에서 이렇게 뭐가 급격하게 발전하고 정말 슉슉 지나간다는 경험은 없었으니 과거를 한번 봐보도록하자.

미술사

미술사에서의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당연히 카메라이다. 뭐 이차세계대전이나 기존 권위와 교회의 몰락 등도 미술사적으로 큰 전환점을 제시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카메라가 젤 큰 tipping point라고 생각한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 얘기이겠지만, 카메라 이전까지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표현하는것의 집중했다. 이는 특히 고대 뭐 그리스 시대 때 한번 붐이 있었다. 생각나는 젤 유명한 작품은 라오콘 군상이다.

라오콘 군상

라오콘은 아마 신화 속에서 어떤 신의 분노를 사서 뱀한테 자신과 두 아들이 죽게되는 벌이 내려졌던 걸로 기억한다. 실제로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작은 근육부터 옷 주름, 심지어는 고통스러워하는 표정까지 정말 하나하나 디테일이 살아있는 대리석 작품이다.

이렇게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려는 노력이 있다가, 중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예술이라는 것의 목적이 신의 찬양이 되며 주체가 사람에서 신으로 옮겨가게되고 긴 암흑기를 맞게된다. 이후 교회의 권위 추락, 시대적인 상황들이 변화하며 다시 인간이 중심이된 르네상스 (다빈치,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등 유명한 사람 다수)가 오게 되고 쭉 뭐 낭만주의 이런거를 거치다가 갑자기 19세기 중반에 카메라가 발명되게된다.

카메라의 발명은 당시 화가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을것이다. 화가는 그동안 주어진 풍경을 담기 위해 세밀한 묘사를 하고, 사물을 관찰하고 이를 있는 그대로 옮기려는 노력을 했겠지만, 카메라가 나오면서 이런 일들은 쓸모가 없어지게 되었다. 화가가 며칠, 몇 주를 투자해야 나올 수 있던 위대한 그림들이 1초만에 마구 생산되게 된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깊게 생각하고 봐야될것은 카메라의 발명으로 인해 예술의 의미가 퇴색되고 사라졌냐는 것이다. 카메라의 등장은 모네나 르누아르 같은 인상파 화가들을 배출했고, 더 나아가 피카소처럼 사물을 평면적이면서 입체적으로 분해하여 그리는 큐비즘 같은 사조들이 생겨났다. 현재는 여기서 더 나아가 기존보다 예술, 미술이라는 것의 폭이 훨씬 확장되기에 이르렀다.

난 이 카메라 비유가 스스로 참 너무 마음에 든다. LLM의 급격한 등장과 부상도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한다. 카메라가 등장해서 화가들이 안 망했듯이, LLM은 우리의 삶 그리고 지적 역사에 있어 단연코 새로운 그리고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거다. 수학자들의 사멸, 축소가 아니라 새로운 확장의 기회인 것이다.

산업혁명 그리고 러다이트 운동

러다이트 운동에 대해 아마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다 배우거나 들어봤겠지만, 혹시라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해보자.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존 공장들에서 노동자를 효율도 좋고 돈도 적게 드는 기계들로 교체하자,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복면을 쓰고 일자리를 뺏는 기계를 마구 부순 운동이다.

난 현재 LLM에 발전과 그에 따른 우려과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계의 등장과 러다이트 운동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LLM으로 인해 창작, 예술 등의 인간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이 위협받고 오히려 우리를 족쇄로 채우고 있는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계가 등장하며 그 과정에서 짧게는 노동자들의 인력 축소라던지 당시엔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겼었을 육체 노동의 대체로 인해 불안감과 허무감이 사회적으로 만연한 분위기였겠지만, 산업 혁명으로 인해 인류는 한단계 더 발전된 문명으로 나아가, 몇천톤 짜리 강철을 바다에 띄우기도 하고, 몇천톤 짜리 강철을 하늘로 날리기도 하며 하늘 바깥으로 보내기까지 했다. 누구도 익숙하지 않고 모두에게 새로운 기술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 우려 심지어는 아예 개발과 발전을 멈춰야 한다고도 하지만, 이런 태도는 조금 근시안적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사진기의 발명이 화가들을 없앴는가? 기계의 등장이 노동자들을 없앴는가? 망원경의 도래가 천문학자들을 없앴는가? 양자역학의 발견이 뉴턴역학의 종말을 이끌어냈는가? 새로운 발견과 기술의 발전은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편의성 증대, 학문적 확장, 새로운 시야를 제공해왔다. 사람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것도 역사적으로 그래왔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나도 물론 이렇게 빨리 발전해도 되는 것인가 그 속도에 겁이 나기도 하지만, 이미 변화가 시작된 이상 이 새로운 흐름 위에 올라타고자 한다. 격변의 시대는 오고 있다... 아니, 이미 우리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란노을 2집의 6번째 트랙 - 격변의 시대